[주한미군과 세균전] (1)한반도는 세균전 전초기지

특별기획 주한미군과 세균전을 연재한다. 주피터 프로그램, 생화학무기 실험실 등으로 불리던 일부 주한미군 기지를 세균전 부대라고 명명한다. 이는 생화학 실험이 주피터뿐만이라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다는 점, 실험에 거치지 않고 전쟁에 사용할 목적이라는 점을 고려했다. [편집자]

(1)한반도는 세균전 전초기지 : 세균전 부대, 부산 8부두에만 있을까?

(2)한국민은 마루타 : 유독 한국에 세균전 부대를 집중한 이유?

(3)세균전의 역사 : 미국, 한반도에서 세균전 포기한 적 없다

‘코로나19’로 세균성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연말 주한미군이 부산8부두 세균전 부대에 반입한 ‘세균시료’ 문제에 이목이 쏠린다.

주한미군 세균전 부대의 존재 사실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은 지난 2015년 오산기지에 공급된 살아있는 탄저균 백신이 배달되는 사고가 나면서다.

당시 알려진 데 따르면 주한미군은 1998년부터 탄저균 실험시설을 갖추고 백신을 대량 공급해 왔다.

미국이 세균전 준비를 본격화 한때는 2010년 오바마의 행정명령(EO-13546)이 발동되면서다. ‘주피터 프로그램’도 이 명령 직후인 2011년에 본격화됐다.

2013년 3월 한반도 전쟁위기 당시, 미국은 제23화학대대를 한국에 불러들였고, 6월에는 세균전 계획인 주피터 프로젝트(Joint USFK Portal and Integrated Threat Recognition, 주한미군 포털 및 통합위협인식)를 공식적으로 발동했다. 10월 18일, 주한미국과 한국 국방부는 ‘한미 공동 생물무기 감시포털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는데, 이를 통해 주한미군은 한반도에서 마음껏 세균전 연습을 할 수 있게 됐다.

주한미군은 용산, 오산, 군산 등 기지에서 세균실험을 이어오던 중 2015년에 탄저균을 밀반입하다 걸리고 말았다.

2016년, 주한미군은 주피터 프로젝트의 핵심시설로 부산항 8부두 미군기지를 선정하고 2017년부터 본격적인 운용을 시작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부산시와 지역주민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이에 주한미군은 “이미 검증 완료된 기재들을 설치해두는 시설이기 때문에 세균샘플 반입은 없으며, 실험도 없다”고 안심시켰다. 그러나, 전체 주피터프로젝트 예산의 34.5%에 달하는 금액이 8부두에 투입된 사실이 부산일보를 통해 보도되고, 심지어 8부두를 비롯한 국내 4곳에 새로운 세균전 ‘센토’ 계획에 필요한 보툴리눔·포도상구균 톡소이드 시료를 반입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폭로되자, 2019년 12월 주한미군은 ‘현장설명회’를 열어 어쩔 수 없이 ‘세균시료 반입’ 사실을 인정했다.

▲ 주한미군 세균전 부대 현장설명회가 2019년 12월 20일 부산항 8부두 주한미해군해상수송사령부에서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주한미군 화학, 생물학, 방사능, 핵 및 고성능 폭발물 실장 앤디 밀트너 대령, 주한미군 참모장 스티븐 윌리암스 소장, 국방부 대북정책과장 김도균 소장, 주한미군 의무장교 클린트 머레이 대령.
▲ 주한미군 세균전 부대 현장설명회가 2019년 12월 20일 부산항 8부두 주한미해군해상수송사령부에서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주한미군 화학, 생물학, 방사능, 핵 및 고성능 폭발물 실장 앤디 밀트너 대령, 주한미군 참모장 스티븐 윌리암스 소장, 국방부 대북정책과장 김도균 소장, 주한미군 의무장교 클린트 머레이 대령.

주한미군이 세균전 실험 사실을 숨기다가 궁지에 몰려서야 실토하는 사례가 빈번해지자, 미군의 말은 더 이상 믿기 어려워졌다.

지난 2015년에도 미국은 앞으로 세균샘플을 반입하지 않을 것이며, 세균 샘플 반입 시에는 한국정부에 통보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실제 세균전을 포기하지 않는 한 지킬 수 없는 약속이다. 주피터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피터 이매뉴얼 박사도 세균전 훈련의 특성상 샘플 반입은 필수적이라고 시인했다.

주한미군의 세균전 준비는 현재진행형

미 국방부 2021년도 회계연도 예산평가서에는 “2020년까지 ‘센토(CENTAUR)프로그램’을 종료하고, 이를 통해 발전된 세균전기술을 바탕으로 통합 조기경보체계(IEW)로 전환하겠다”고 명시하고 있다.

조기경보체계 전환의 핵심내용은 센토프로그램을 주한미군과 미8군 전체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세균무기를 시험한 각 부대들의 자료를 통합네트워크 체계로 관리한 주피터프로젝트의 개념과도 맥을 같이한다.

‘종료’와 ‘적용’이란 단어가 사용된 것을 볼 때, 지난 10년간 진행된 주피터프로젝트 실험 단계를 마무리하고 실전배치와 야전운용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2단계 전국 기지 적용설을 뒷받침하듯, 현재 주한미군 세균 실험실을 위탁 운영하는 기업,☞ 바텔(Battelle)의 채용광고에는 ‘부산을 비롯한 대구, 왜관, 서울, 동두천, 창원시 진해구 등 각지의 미군기지에서 센토를 운영할 지휘소 인원을 모집한다’고 공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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