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미국이 돌아왔다 America is back
(2)미-일-한 수직동맹과 ‘쿼드’의 부활

“미국이 돌아왔다 America is back”고 선언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전략 단면이 드러났다. 대중국 포위전략의 일환으로 ‘쿼드’를 부활하고, 주일미군을 중심으로 미-일-한 수직동맹을 구축한다는 계산이다. 마치 구한말과 흡사한 오늘의 한반도 정세를 종합 분석해 본다. [편집자]

(1) 주한미군주둔비 13% 인상은 착취의 서막
(2) 한‧미‧일 동맹 강조하는 미국의 본심
(3) 바이든, 되지도 않을 비핵화를 당면목표로 제시한 진짜 이유?
(4) 바이든, '인권' 강조하는 진짜 이유
(5) 진퇴양난에 빠진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선택은?

제이크 설리반 미국 안보보좌관이 소집한 한미일 안보실장 회담에서 “한미일 군사동맹 완성을 통한 북한(조선) 비핵화와 중국 포위 전략 실현”을 협의했다.

늘 하던 말같아서 대수롭지 않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 합의안에는 한국군이 일본 자위대의 꼬붕(子分, こぶん)이 되라는 참을 수 없는 굴욕이 담겨있다.

우선 ‘한미일 군사동맹’부터 보자.

2008년 미국발 세계금융위기로 인해 미국의 패권이 흔들렸다. 미국은 이번 위기도 외부와의 분쟁을 통한 해결을 시도했다. 미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에 강도 높은 군사 압박과 경제 봉쇄를 가했다.

2011년 오바마 행정부는 이 조치를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라고 불렀고, 한미일 군사동맹을 그 수단으로 활용했다.

미국은 대중국 군사 압박을 위해 주일미군을 정점으로 주한미군을 비롯한 태평양사령부를 새롭게 편재하고, 평화헌법에 발목이 묶인 일본자위대의 해외파병을 가능케 했다.

2012년 미국은 아베 총리를 앞세워 미국‧일본‧호주‧인도를 선으로 연결한 다이아몬드 형태의 안보, 이름하여 ‘아시아의 민주주의 안보 다이아몬드’를 제안한다. 이 제안이 쿼드(Quad)의 모태가 된다.

당시 아베 총리는 “남중국해가 급속히 베이징의 호수로 변하고 있다”며,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4개국이 집단 안보를 통해 부상하는 중국을 억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남은 문제는 일본자위대의 해외파병을 가능케 할 군사동맹의 파트너를 찾아야 했다. 미일 군사동맹을 맺으면 쉽지만, 미국은 전범국의 군국주의 부활을 허용했다는 멍에를 뒤집어쓰고 싶지 않았다.

결국 한국이 그 희생양으로 지목되었다. 미국은 한국인의 반발을 예상해 한일 군사동맹을 3단계(정보, 훈련, 군대)로 나누었다.

박근혜 퇴진이 임박했던 2016년 11월 한일 군사동맹의 1단계인 지소미아(GISOMIA 한일군사정보협정)가 쥐도 새도 모르게 체결된 데는 이런 배경이 깔려있다.

북 핵무력 완성이라는 복병

순조롭게 진행되던 미국의 ‘아시아로의 회귀’는 북한(조선)의 핵무력 완성이라는 복병을 만난다.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성공으로 북한(조선) 핵미사일이 미 본토에 도달하는 능력을 갖춤에 따라 미국은 인도-태평양전략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때를 같이해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는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 미국은 북한(조선)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비핵화 의지만이라도 밝힌다면 종전선언 등 북미관계를 정상화하고 핵보유국에 준하는 대우를 약속했고, 북한(조선)은 미국의 위신을 고려해 속는 셈 치고 이에 응했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에서 드러난 것처럼 트럼프는 약속을 이행할 실력이 부족했다.

결국 미국은 100년 만에 한번 있을까 말까하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미-한-일 수직동맹과 ‘쿼드’의 부활

4년 임기로 끝난 트럼프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했고, 미국은 다시 아시아로 돌아왔다. 오바마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주일미군을 주력으로 중국과 북한(조선)을 포위 압박한다’는 인도-태평양전략을 또다시 발표했다.

이번에도 한일관계를 개선해 한미일 군사동맹을 완성하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한미일 군사동맹이란 게 현실에선 미일동맹 아래 한미동맹을 끼워 넣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군대 지휘 체계로 표현하면 주일미군을 정점으로 그 아래 주한미군, 그 아래 일본자위대, 또 그 아래 한국군을 편재함으로써 결국 한국군이 일본자위대의 지휘하래 들어가는 형국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 외교장관 회담이던 ‘쿼드’를 4자 정상회담으로 격상해 주일미군과 일본자위대의 지위를 보장하고, 쿼드 플러스에 한국 편입을 고려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린치핀(linchpin, 중심축에서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연결한 고리)에 비유하며, 코너스톤(cornerstone, 주춧돌)인 일본을 대신해 한국을 미군의 병참기지로 꾸렸다. 특히 현대전의 2대 요소인 미사일 방어체계와 세균전부대를 주한미군 기지에 창설했다.

미국이 10년 만에 다시 아시아로 돌아왔지만 이번에도 성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왜냐하면 미국은 핵무력을 완성한 북한(조선)에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없고, 한국은 사드 보복을 능가하는 중국의 경제 조치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대중 교역이 확대했기 때문이다. (계속)

쿼드(Quad)란?

4자 안보 대화(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의 약칭 쿼드(Quad)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4개국(미국, 일본, 인도, 호주)이 국제 안보를 주제로 정기적으로 가지는 회담을 말한다. 미국이 장악하고 일본이 주도하는 쿼드에 한국·뉴질랜드·베트남 등 3개국을 포함시켜 쿼드 플러스로 확대 개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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